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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4> tvN 드라마 에서 김준완(정경호 분)은 친구 동생 익순(곽선영 분)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실을 찾는다. 그런데 익순은 자신을 걱정하는 친오빠 익준(조정석 분)을 위해 휴지로 비둘기를 만들며 재롱을 부리고, 김준완은 그런 그녀에게 반한다. 뻔뻔하게 비둘기를 만들어 날리는 익살스러운 장면과 그럼에도 사랑스러워야 하는 그 어려운 미션을 곽선영은 거뜬히 해냈다. 시즌1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던 커플이 탄생한 순간이다.
마찬가지다. KBS 2TV (아래 )에서 십여 년 만에 만난 대학 동창 수진(오혜원 분)은 출생의 비밀을 지닌 듯, 아이를 데리고 남편 앞에 나타난 재화(곽선영 분)에게 어이없어하며 말한다. “니가 예전부터 좀 엉뚱했잖아.” 재화는 사귀던 자신을 두고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나서 결혼까지 해버린 남자에게 “더는 참고 싶지 않다”며 십여 년 만에 찾아가 복수를 하려는 인물이다. 곽선영은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그 인물을 연민하고 응원하도록 만든다. 지난 17일 방영된 는 곽선영이라는 배우를 통해, 억울하다 못해 마음의 병을 얻게 된 재화라는 인물을 풀어낸다.재화는 사는 게 참 여의치 않다. 말 그대로 ‘재수’가 없다. 모처럼 운동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산책 나온 견공이 그의 신발에 소변을 보는 봉변을 당한다. 모든 일이 그랬다. 그의 직업은 텔레마케터다. 감정 노동의 나날이 계속된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던 곳에서 재화는 갑자기 쓰러진다. 엘리베이터도 탈 수 없다. 현대인의 병, 공황장애 때문이다.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갔지만 타성에 젖은 의사 최병모(최대훈 분)는 환자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처방에만 연연하다. 재화는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라고 묻고, 드라마는 상담실에서 이루어진 재화의 병 이유 찾기를 줄기로 그의 삶을 펼쳐낸다.
“공황 장애에는 딱히 이유가 없다, 약을 먹으라”는 의사의 말을 듣지 않고 이유를 찾는 데 골몰하던 재화는 대학생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제 더는 참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드라마는 공황장애를 앓는 재화라는 인물을 통해 서른 중반 여성의 삶을 복기한다. 재화는 첫 번째 상담에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건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 참느냐”는 의사의 질문에는 “나만 참으면 되니까. 내가 한번 꾹 참고 넘어가면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라고 답했다. 텔레마케터가 고객의 욕설을 한 번 꾹 참고 넘기듯이 말이다.
재화는 오래도록 참아왔다. 대학 시절 자신을 보기 좋게 배신한 연인과 친한 친구부터, 부탁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현관문을 두들기는 치킨 배달원에 이르기까지. 그래서 이제는 더는 참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십여 년 전 애인을 찾아가 한 방 먹이고, 요청사항을 들어주지 않는 배달원에게도 솔직하게 화를 내는 등 재화는 꾹꾹 눌러왔던 감정들을 조금씩 드러낸다.
미안하다는 말 대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친구 수진에게 따귀를 날린다. 어느덧 재화의 친구 아닌 친구가 되어버린, 가짜 딸 노릇을 해준 희정(김나연 분)의 친구들과도 한판 걸지게 붙는다. 다시 병원에 와서 재화는 많이 좋아졌다며 웃는다. 하지만 여전히 엘리베이터는 타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늘 약 타령을 하던 의사는 그에게 가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가족이란 말이 나오면 재화는 도망쳤다. 의사의 말처럼 ‘대상관계’인 가족은 재화의 묵은 상흔이다. 그 상흔 속에는 재화의 깊은 후회가 있다. 아버지의 불륜 현장을 목격했던 어린 재화는 그 사실을 엄마에게 알렸고 그로 인해 엄마가 오래도록 고통받았다는 후회가 재화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이후 재화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만 참으면 된다고 자꾸 스스로를 억누르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의 모임에서 재화는 묵었던 감정을 풀어놓는다. 그래서 그는 치유됐을까?
더는 참지 않겠다며 그간 꾹꾹 눌러왔던 감정들을 꺼내기 시작했던 재화에게 여전히 엘리베이터는 난공불락의 성이다. 그리고 드디어 약 먹기를 자처한 재화가 약봉지를 앞에 두고 있을 때 의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재화와의 상담은 재화가 스스로 내면의 아픔을 살펴보는 과정이었지만 동시에 매너리즘에 빠졌던 정신과 의사 최병모가 자신의 직업적 소명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의사는 “아빠의 외도처럼,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당신은 그저 열심히 살아왔을 뿐이라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려 애썼을 뿐이라고. 문제는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운동화에 오줌을 눈 개의 주인이 사과도 없이 지나쳤듯이 자기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당신이 상처 입은 것이라고. 당신이 열심히 살면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동안 지쳤을 뿐이라고. 그러니 힘들면 이젠 좀 자신도 돌보면서 살아가라고.
상처 입은 주인공이 더 이상 참지 않는다는 전개는 이제 우리 드라마에서 새롭지 않은 방식이다. 그런데 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야수처럼 변해서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면서도 주인공은 “왜 그럴까요?”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자신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이유에 꾸준하게 천착한다.
드라마는 그 이유를 배려심 없는 타인, 그런 타인을 배려하느라 애썼던 자신에게서 찾는다. 그리고 열심히 애쓰며 살아온 한 개인을 다독인다. 그렇다.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애를 쓴다. 제 멋대로 하려는 게 아니다. 잘 살아보려고, 어울려 살아보려 애쓰는데 그런 과정에서 나를 돌보지 못하니 문제가 생긴 것이다.
매번 문 앞에 놔달라고 하는데도 문을 두드리던 치킨 배달부에게 문 옆에 쪽지를 붙여 자신이 하고픈 말을 다 풀어냈던 재화. 거기서 끝이었을까? 아니다. 다시 온 치킨 배달부는 재화의 부탁대로 조심스레 문 앞에 치킨을 두고 간다. 그때 재화가 문을 연다. 감사하다며 드링크 한 병을 내민다. 엄마에게 속엣말을 토해놓던 재화가 결국 엄마의 말대로 돈을 부치고 아빠 옷을 사서 보낸 것처럼 말이다. 아웅다웅하던 희정을 위해 싸워주고 함께 밥을 먹듯이.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재화가 택한 해법이다. </H4> |
Social
Données sociales
Le coût et les frais généraux ont précédemment rendu cette forme semi-publique de communication inviolable.
Mais les progrès réalisés dans la technologie des réseaux sociaux depuis 2004-2010 ont rendu possibles des concepts plus larges de partage.